편집물 ‘CRsSH!’는 한국에 유일하게 잔존하는 철도관사촌 마을을 기록, 나아가 공존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6.25 전쟁 시절 폭격으로 대다수가 사라진 철도 관사 건물은, 현재 40여 채만이 남아 소제동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그 희소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며, 상업적 물결에 휩쓸려 사라져가는 순간은 현재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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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철도 마을, 기록된 소제동

대전에 위치한 소제동을 알게 된 것은 그곳이 나름 감성적인 동네로 알려질 무렵, 그리고 대부분의 철도 관사 건물이 파괴되어 없어져가는 마을을 자그마한 예술 단체가 지탱하며 막고 있던 상황이었다. 작업을 위해 처음 방문했던 마을의 첫 인상은 호박잎이 필 만큼 오래된 크레인이 마을 어귀에 자리잡고 있던 풍경이었는데, 한시간 남짓으로 다 둘러볼 수 있었던 조그만 마을을 제대로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은 그때서야 들었다. 

 

우선 눈으로 체크하고, 손으로 기록하며 남은 철도 관사 건물 40여 채를 데이터로 치환시킨 소제동 기록지를 만들었다. 그 후 마을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적은 양의 기사를 확인하며 기관과 주민, 관광객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 관계를 수집했다. 보존된 공간과 개발되어가는 공간을 기록하며 이 책은 그렇게 완성됐다. 보존 공간 페이지는 서정적인 종이와 흑백의 색감을, 개발 공간은 세련된 촉감의 컬러가 가미된 종이를 사용함으로서 그 차이를 강조하고, 한 공간에 드러나는 두 성격의 조화에 대해 반문하며 나아가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현재 관사 건물은 약 40여 채가 남아있으나, 이 중 20여 채가 대전시 내 재정비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